니콘 D2X 사용기 매년 독일에서 개최되는 쾰른 영상 및 광학기기 박람회(Photokina 2004)의 개최일이 다가오면서 카메라 제조회사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신제품에 목말라 있던 기존 유저들의 기대도 점점 커지면서 국내외의 사진 동호회와 카메라 관련 사이트에는 각종 소문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종은 오늘 소개해드릴 니콘의 최고급형 디지탈 SLR 카메라 D2X입니다.
니콘은 1999년 첫 번째 디지탈 SLR 카메라 D1을 발표하였습니다. D1은 신뢰도 높은 니콘의 SLR 카메라를 그대로 이식한 바디와 뛰어난 화질로 전문가와 유저들에게 디지탈 SLR 카메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D1의 후속작들인 D1H와 D1X는 각기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며 형만한 아우들임을 증명하였고 '바디는 역시 니콘'이라는 찬사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니콘의 라이벌 회사인 캐논은 1D의 발표와 함께 강력하게 반격을 시도하였고 2002년 말 필름과 동일한 크기의 CMOS 센서를 채용한 1DS를 발표하면서 니콘을 궁지로 몰아넣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니콘 유저들은 캐논에 대항할 수 있는 니콘의 플래그쉽(flagship) 모델을 간절히 기다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2003년 출시된 D2H는 니콘 유저들의 그런 바램을 충족시켜 주지 못했습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400만 화소급 CCD와 고감도 설정에 의해 발생하는 노이즈는 D2H의 많은 장점들을 덮어버리는 치명적인 약점이었습니다.
결국 이번에 D2H의 뒤를 잇는 D2X를 발표하면서 니콘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센서인 LBCAST의 사용을 잠정 보류하고 이전에 니콘 디지탈 카메라의 센서를 제작했던 소니의 센서를 다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소니에서 만든 니콘 D2X의 센서가 CMOS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약간의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만, 그동안 소니의 CCD 제작 기술의 완성도를 볼 때 CMOS 생산에도 높은 기대를 걸만합니다. 다만 소니의 새로운 CMOS가 타 메이커에도 채택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외관상 D2X는 D2H와 거의 동일해 보입니다. 위의 이미지는 D2X와 함께 출시될 예정인 'AF-S DX Zoom-Nikkor 17-55mm f/2.8G IF-ED'을 장착한 모습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니콘에서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D2X의 특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 1,200만 화소의 압도적인 화질 
D2X는 새롭게 개발한 이미지 신호 처리 엔진을 통해 1,200만 화소의 이미지를 빠르게 읽어냅니다. CMOS에 입력된 색상 정보를 디지탈로 변환시키기 전에 CMOS 센서 각각의 화소를 4개의 채널로 분리해서 동시에 읽어내기 때문에 디지탈 변환 시 색상의 엉킴을 방지합니다. 이렇게 변환된 디지탈 이미지는 높은 정밀도를 유지하며 풍부한 계조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미지 프로세싱 과정에 노이즈 감소 처리를 첨부하여 암부 노이즈 발생을 억제합니다.
- 세 종류의 화이트 밸런스 센서
매우 정밀한 오토 화이트 밸런스와 오토 톤 컨트롤을 가지고 있으며 1005 분할 RGB 센서, CMOS 센서, 환경 광 센서등 3가지의 센서로부터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한 화이트 밸런스를 측정합니다.
- 넓어진 색공간
D2X는 색공간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전문적인 작업에 적합한 Adobe RGB에 두가지 모드와 JPEG 이미지를 컬러 프린터로 출력할 때에 뛰어난 색재현을 가능케 하는 sYCC가 추가되었기 때문에 기존의 sRGB 에 비해 보다 넓은 색공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빠르고 정확한 촬영
고속 이미지 처리 엔진과 대용량 버퍼 메모리로 인해 1,200만 화소의 이미지를 초당 5매로 연사 촬영을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한 CMOS 센서의 중앙부를 680만 화소로 잘라내어 초당 8매의 초고속 연사 촬영을 할 수 있는 크롭 고속 연사 기능을 추가하여 스포츠나 야생 동물과 같이 움직임이 많은 피사체의 촬영에 위력을 발휘합니다. 크롭 연사 기능을 설정하면 CMOS 센서의 주변부만큼 렌즈의 이미지 써클을 크롭하여 저장하기 때문에 장착 렌즈 실제 화각의 2배로 촬영되게 됩니다.
그리고 니콘의 독자적인 1005 분할 RGB 센서 정보를 기초로 멀티 패턴 측광이 한 단계 더 진화하였습니다. 배경이 어두운 이미지의 노출 과다를 줄이며 복잡한 촬영 조건에서도 정밀도 높은 노출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원을 키면 곧바로 촬영이 가능하며 릴리즈 타임 랙 37ms라는 경이적인 속도를 실현하였습니다.

- Multi-CAM2000 AF 모듈
'Multi-CAM2000'을 탑재한 AF 모듈은 촬영 화면을 11개의 측거점(크롭 고속연사 설정 시에는 9개만 사용가능)을 통해 움직이는 피사체의 추적이 쉬우며 자유로운 구도 설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사용자는 촬영 의도에 맞추어, 4개의 AF모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고화소로 인한 데이터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CF 카드 저장 시간이 대폭 단축되었으며 USB 2.0(Hi-Speed) 인터페이스를 채용하여 PC로의 전송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 고속의 무선 전송 가능
별도로 판매하는 무선 송신기 WT-2를 장착하면 IEEE802.11b/g규격의 무선 LAN를 지원하여, 촬영한 사진을 무선으로 고속 전송 할 수 있습니다. 무선 송신기 WT-2는 Foto Nation사와 공동 개발한 PTP/IP(Picture Transfer Protocol over Internet Protocol) 기능을 채용하고 있어 카메라와 PC의 설정이 매우 간편하고 쉬워졌습니다. 또한 Nikon Capture 4(Ver4. 2)를 설치한 PC를 통해 무선으로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는 리모콘 기능도 탑재되어 디지털 촬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 사진에 촬영장소 정보를 입력하는 GPS 연동 기능
니콘 D2X는 사진에 촬영 장소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위성 GPS 장치와의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MC-35 케이블(별도 구입)을 연결하면 됩니다. 다큐멘타리 사진 작가나 보도 사진 기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기능일 듯 합니다.

- 크리에이티브 라이팅 시스템
스피드 라이트 SB-800이나 SB-600을 사용하면 i-TTL조광, 어드밴스드 무선 라이팅은 물론, 구도를 바꾸어도 동일한 노출로 광량을 고정하여 촬영 할 수 있는 FV Lock, 최적의 화이트 밸런스를 조정하기 위한 발광 색온도 전달 기능 등, 크리에이티브 라이팅 시스템의 각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가볍고 견고한 마그네슘 바디와 뛰어난 조작성
바디의 재질은 가볍고 견고한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했습니다. 카메라의 모든 접합부에 방진, 방습 처리를 하였으며 조작 버튼과 레버를 기능적으로 배치하여 순간적인 조작을 가능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세로 전용 셔터 버튼, AF-ON 버튼, 커맨드 다이얼 등을 제공하여 세로 구도 촬영 때에도 가로 구도 촬영 때와 같은 조작감으로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립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인 쥬지아로가 디자인을 담당하였다고 합니다.
간단하게 D1X와 D2H 그리고 D2X의 사양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 D1X / D2H / D2X 사양 비교
기종 |
 D1X
|
 D2H
|
 D2X
|
센서 사이즈 |
23.7 x 15.6mm CCD |
23.3 x 15.5 mm CCD (LBCAST) |
23.7 x 15.7 mm CMOS |
최대 해상도 |
3,008 x 1,960 |
2,464 x 1,632 |
3,504 x 2,336 |
셔터 스피드 |
30 ~ 1/16,000초, Bulb |
30 ~ 1/8,000초 |
30 ~ 1/8,000초, Bulb |
연사 |
초당 3매 (최대 9매) |
초당 8매 (최대 40매) |
초당 5매 (최대 15매) 2X 크롭 모드 초당 8매 (최대 35매) |
크기 / 무게 |
157 x 153 x 85 mm / 1.1 kg |
158 x 150 x 86 mm / 1.15 kg |
156 x 158 x 80 mm / 1.2 kg |
2001년 발표되었던 D1H와 D1X는 각각 스포츠/프레스 촬영과 스튜디오 촬영에 특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되는 D2X는 D2H와의 경계가 모호해진 느낌이며 후에 출시된 D2X가 상위 모델의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한 사실은 D2X의 크롭 모드로 찍은 이미지의 해상도가 D2H의 일반 이미지보다 더 크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캐논의 경우 가격대별로 CMOS 사이즈를 달리하여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습니다만 니콘은 현재 DSLR 카메라의 라인 업을 DX 포맷으로 통일한 상태입니다. 아직도 니콘이 DSLR 센서의 포맷을 변화시키고 있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디지탈 전용 DX 렌즈의 품질과 화질에 대해 니콘이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D70과 함께 발표되었던 '18-70 DX SWM ED IF Aspherical' 렌즈가 매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도 니콘은 DX포맷에 최적화된 전용 렌즈군을 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작은 센서를 사용하면 그만큼 이미지 써클이 작아도 되기 때문에 렌즈를 개발하는 비용과 제작비가 적게 드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기존 렌즈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최고급 모델을 구입해야 하는 캐논과 기존 렌즈의 화각 제한은 그대로 둔 채 디지탈 SLR 카메라에만 쓸수 있는 새로운 렌즈군 개발에 진력하고 있는 니콘, 어느 쪽이 올바른 판단을 한 것인지는 몇 년 더 기다려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니콘의 D2X는 현존하는 니콘 디지탈 카메라의 최고봉 위치에 있는 카메라입니다. 카메라 기술을 선도해 나가는 하이엔드 디지탈 SLR 카메라 답게 D2X는 신기술을 많이 도입하였습니다. 새롭게 개발한 화상 처리 신기술로 고화소와 고속 연사를 가능하게 하였고 3가지 센서로 화이트 밸런스를 측정하기 때문에 말그대로 압도적인 화질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사진에 촬영 장소를 기록하는 GPS 연동기능, PTP/IP 기술로 더욱 간편해진 무선 전송 기능, 다양하게 광량을 조절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라이팅 기능 등을 통해 전문적인 사진을 찍는데 손색이 없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DSLR 카메라보다 화소 집적도가 높아 노이즈가 많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아직 샘플 이미지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ISO를 800으로 제한했다는 사실은 노이즈에 대한 고심의 결과로 보입니다. 섣불리 언급할 수는 없지만 D2H의 선례를 볼 때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 니콘의 D2X 발표는 디지탈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캐논과 니콘의 두 번째 대결입니다. D2X는 다양한 신기술의 도입으로 현존하는 디지탈 카메라 최고 수준의 화질과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니콘 D2X의 출시로 디지탈 촬영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기를 기대해 봅니다.

:::> 안내기 및 리뷰 '니콘 D2H' 바로가기
:::> 안내기 및 리뷰 'SLR>니콘' 바로가기
:::> 안내기 및 리뷰 '화소별>600만 이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