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게임 참가 선수들에게

먼저 먼 곳에서 열심히 대회준비에 땀 흘리는 선수 및 지도자들에게 감사드리고 앞으로 시작되는 경기에 철저한 준비로 자기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며 지난 2002년 아시안게임과 올해 제가 국제심판으로 참가한 대회의 일을 기억하며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합니다.

지난 2002년도 아시안게임에서 우린 2개의 금메달을 놓칠 뻔 한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소한 실수로 소중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할 뻔 했으니까요. 아마도 타국이었다면 두선수의 경우 실격 처리될 확률이 높았을 것입니다. 계측규정의 위반, 경기에서의 사소한 말이 금메달을 빼앗아 갈 뻔했지요. 아마 이번 카타르에서는 같은 성격의 위반은 가차 없이 실격될 확률이 높습니다. 규칙과 범주지시서, 클래스규칙을 잘 이해하여 몇 년간 땀흘린 것을 물거품이 되지 않게 주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범주지시서와 클래스규칙의 변경사항은 꼼꼼히 점검하여 대처하여야 합니다. 국내에서 하던 대로 행동하다가는 큰일일 당할 것입니다.

  코칭스태프는 영문 철자하나라도 무심히 넘기지 말고 선수들에게 전달해주어야 합니다. 작은 부주의가 큰 손해(실격 또는 징계)를 당하는 것은 금년도 아시아 선수권대회인 카타르에서 이미 경험했기에 똑같은 실수는 안하리라 생각하면서 노파심으로 한번더 주의할 것을 당부 드립니다. 선수들도 작은 일이라도 지도자와 상의하고 대책을 세워야합니다. 특히 규정된 시간 안에 결정하고 행동하여야 합니다.

  올해 저는 7월 레이저 4.7월드(프랑스)에 국제심판으로 참가하여 심판을 보았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규칙 42조를 위반하여 벌칙을 받았습니다. 그중 한국선수들도 여러 번 벌칙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 문제점은 금지된 동작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고 평소의 습관대로 세일링했던 것이 적발되었습니다. 지금이야 그럴 경우는 없겠지만 선수와 지도자는 규칙 42조에 대하여 규칙에 맞게 대응하여야 합니다.

  특히 금지된 동작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는 풍하코스에서의 펌핑 위주로 적발을 많이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스타트 때부터 심판들이 적극적으로 관찰하여 적발합니다. 특히 미풍시  스타트라인에서의 스컬링을 주의하여야 합니다. 무심코 하였다간 적발되면 그 경기를 망치고 말테니까요. 그러나 규칙을 잘 알고 이해하면 얼마든지 심판에게 적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금지된 동작은 대부분 여러 번 반복적으로 할 때 심판들이 적발합니다. 그러므로 눈에 띄게 여러 번 하면 적발되므로 규칙에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조심스럽게 하여야 됩니다. 그러나 심판정이 가까이 있을 때는 불필요한 동작으로 오해를 사서 적발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선수들은 심판이 접근하면 불필요하게 경직되는 경우도 있는데 너무 의식하지 말고 규칙에 맞는 행동을 하면 됩니다. 경기에 나가기 전에 한번 더 규칙 42조를 읽고 나가기를 권합니다.

 풍하코스에서는 주로 펌핑 및 록킹 등이 금지된 동작인데 펌핑은 규칙에 플레이닝을 걸거나 파도를 서핑할 때 예외로 할 수 있습니다. 파도가 없어도 바람이 강해 플레이닝을 걸 수 있으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펌핑을 할 수 없을 때가 문제입니다. 요령 있는 선수들은 심판에게 적발되지 않을 만큼만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나갈 수 있지요. 심판들의 입장에선 어떤 선수가 펌핑을 하는 것을 목격하면 같은 배에 탄 심판에게 그 선수를 관찰 할 것을 요청합니다. 그 선수가 계속해서 금지된 동작을 하며 세일링 한다면 두 심판은 협의하여 그 선수에게 벌칙을 부과합니다. 그러므로 한번 펌핑 했다고 적발되는 경우는 드물지요. 선수들은 이것을 잘 이해해서 규칙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각자의 판단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그러나 엄격한 심판은 적발할 수 도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특히 심판배가 가까이 있을 때에는.....

  금년 10월에 있었던 에노시마위크(일본)에 국제심판으로 참가했을 때의 일입니다.  470급 우크라이나 팀인데 그전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아주 우수한 팀이어서 일본협회에서 초청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선수들은 두 번에 걸쳐 실격을 당했습니다. 그것은 사소한 부주의와 자만심의 결과였습니다. 그 선수들은 첫 번째 경기에서 남녀 통틀어 2등으로 피니시하며 출발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2번째 경기에서 미풍이었는데 크루와 스키퍼가 모두 라이프자켓을 입지 않고 경기에 참가하여 심판들에게 적빌 되어 항의를 당했는데 그 선수는 자기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청문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그 선수는 처음에 자긴 입었다고 변명하였습니다. 그런데 피니시에서 저와 다른 심판이 그 선수를 불러 확인을 했는데도 말입니다.. 심판위원장이 한번 더 물었습니다. 진짜로 입었습니까?  잘 생각해서 대답 하십시요! 라고 경고성 질문을 했습니다. 만약 거짓말을 한번 더 했으면 아마 심판단은 중대한 규칙위반의 스포츠맨십위반으로 더한 벌칙을 부과했을 겁니다. 그 선수는 고민을 하다가 더 이상 주장하지 않고 심판들에게 왜 미리 자기한테 안 알려주었느냐고 괴변을 늘어놓아 많은 심판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그 선수는 결국 실격 처리되었고 그 다음날 경기에서 우연히 스타트라인에 출발하는 그 선수를 보았는데 또 라이프자켓을 안 입고 경기에 참가했습니다. 그 선수는 결국 또 실격되면서 완전히 페이스를 잃어 경기를 망치고 말았습니다. 자기 자신의 잘못으로 인하여 평정심을 잃었고 경기 도중에 하위로 처지면 리타이어하는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다운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예산을 들여 그 선수들을 초청한 일본협회도 분노했지요.

  이 케이스에서 우리는 사소한 것이라도 주의하여야 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실격되는 것도 문제지만 평정심과 자신감을 잃게 하기 때문입니다.  실수 했을 때는 솔직히 인정하고 매너 있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매너 없는 행동을 한 선수는 심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겨 그 다음 경기에서도 그 선수를 유심히 살펴보게 되어 있으므로 선수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너 있는 행동이 자기한테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선수들은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기를 바라며 임원 및 지도자는 심판들과의 유대관계도 좋아야 합니다. 심판도 인간인지라 좋은 인간관계의 경우 어드벤티지가 조금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으로는 이번 요트경기에서 중국, 싱가폴, 일본등과 치열한 경쟁을 할 것입니다. 우리 팀도 준비를 많이 했겠지만 외국 팀들도 많은 준비를 했다고 듣고 있습니다. 상대를 알아야 이길 수 있으므로 우리도 그들의 전술 및 점수관리, 컨디션관리, 항의준비, 특히 우리선수들이 취약한 영어의 문제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확실한 통역을 할 수 있는 사람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다른 팀들의 준비를 보면서....

  경기외적인 문제지만 성적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인데 좀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우리선수들과 경쟁할 중국, 일본, 싱가폴팀들은 대회 심판, 경기운영위원등 대회 공식 임원 및 위원들과의 관계가 우리보다 유리하다고 사료되므로 우리 팀도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개인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서....

  모든 국내의 요트인들이 마음속으로 여러분들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을 것 입니다, 여러분이 땀 흘린 만큼 최대한 실력을 발휘하고 돌아오기를 기원 합니다. 사소한 실수나 1점이 메달색이나 입상을 좌우할 것입니다. 1등수라도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주세요.

여러분의 영광과 우리 모두의 기쁨을 위해서

우리 모두의 희망인 대표선수단! 우린 그대들을 믿습니다. 홧팅!!!